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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날 Oct 16. 2021

암이 카지노 게임다.

개미 눈물만큼 0.08센치.

갑상샘 암은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갑상샘암 환자 중 95 퍼센트 이상은 유두암에 해당한다. 유두암은 천천히 자라기에 거북이암, 제자리암, 착한 카지노 게임라고 불리는데, 이외의 무서운 종류의 갑상샘 암도 있다.

나는 여러 종류 중 유두암이었는데, 여러 가지 중 유두암이라서 감사했다. 충격을 받으면서도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거북이 암이라고 만만하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 1센티 이하의 유두암의 경우도 임파선 전이된 경우가 있고, 수술 후에 다시 전이되어서 재수술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두암에서 몇 퍼센트는 미분화암으로 변화가 생기기도 한단다.

갑상샘 암 관련 까페에 가입해서 보니 재수술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재수술하는 사람들이 글을 더 많이 남겨서겠지만, 생각보다 많아서 까페에서 검색하다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들곤 했다. 가끔 여유로울 때 들어가게 되는데, 근심 한 보따리 싸 들고 나오게 된다. 질병은 있지만 질병에 파묻혀 지낼 필요는 없다. 자료를 찾아 매일 공부하다 보면 질병에 묻혀버린다. 질병과 지혜롭게 건강하게 잘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잘 지내다가도 순간순간 걱정이 찾아오는데, 그럴 때면 지금 당장 감사할 수 있는 것을 3가지 찾곤 했다.

첫째, 항암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어서 감사합니다.

둘째, 당장 수술하지 않아도 되어서 감사합니다.

셋째, 카지노 게임이 없더라도 약을 먹으면 살 수는 있어서 감사합니다.

그러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감사할 조건들이 많은데 문제에 집중하다 보면 문제밖에 안보이기 때문이다.

한 번은 갑상샘 세미나를 듣는데, 갑상샘 암 환자들이 가장 걱정이 많다고 말씀하신다. 간단한 수술에 해당하고, 수술 후 예후가 좋지만,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아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기 때문에 걱정이 가장 많다고 하셨다.

다른 암의 경우는 발견하면 즉시 수술 가능한지 검사한 후에 최대한 빨리 수술 날짜를 잡고, 수술 후에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까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재발과 전이가 높기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이에 비하면 갑상샘 암은 긴장감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오래 기다리면서 마음을 많이 졸이며 애태우게 된다. 나 역시 내 감정이 널뛰기를 하는 것처럼 어떤 날은 정말 해피 해피하게 지내다가 어떤 날은 불안과 걱정을 한 보따리 진 채로 우울하게 보내며 애가 타는 시간이 많았다.

지금은 지나와서 쉽게 말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복잡하게 엉켜있는 실타래를 들고서 어떻게 풀어야 하나 막막할 때가 많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추적관찰은 참으로 어려운 선택지다. 처음 1년은 너무나 편하게 잘 지낸 것 같다. 1년이나 무심히 지내기 힘들어서 6개월 정도 되었을 때 몰래 동네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해보았다. 0.08센티 정도 카지노 게임게 나왔지만 재는 사람과 재는 위치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하며 1미리 줄어드는 것에 대해 병원에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1미리가 1년의 시간을 번듯한 느낌이 들어서 너무나 좋다. 나도 6개월 만에 검사한 것이 기대감을 줘서인지 그 이후는 약간 룰루랄라였던 것 같다. 이렇게 1년에 1미리씩만 카지노 게임어도 좋겠다 생각하면서.

실제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추적 관찰하는 분들의 댓글을 종종 받았는데, 조금씩 줄어들었다는 사례가 꽤 있었다. 실제 추적관찰하다 보면 조금씩 줄어드는 사례가 많다고 k 병원의 안내지에 쓰여 있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상샘 암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갑상샘 카지노 게임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열심히 자가증식을 하고 있어서 그냥 두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라며 추적관찰을 꾸짖으셨다. 명성 있는 교수님 강의였기에 순간 겁을 먹고 말았다. 1센티 이하에는 자가 증식이 느리지만, 2센티 3센티 이상부터는 증식 속도가 몇 배 빨라진다고 했다. 그래프로 치자면 이러하다.


내가 룰루랄라 보내는 동안에도 내 갑상선에서 암은 열심히 커져 가고 있다니 그때부터 안이하게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추적관찰 1년이 되면 교수님 면담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하자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드디어 수술이라는 선택지를 고려하기 시작한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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