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밥은 먹었나?’에서 ‘대출이자는 어떻게 내지?'
하루 종일없는 일도 만들겠다며노트북과 물아일체가 되는 순간 드는 생각, 오늘 밥은 먹었나?
왠지 열심히 산 것 같지만 빈 통장을 보고 나면 드는 생각, 대출이자는 어떻게 내지?
우리는 무심코 맨날 하는 말 있다. "아이고, 먹고살기 힘들다 힘들어!" 아니면 "어휴, 돈 벌려고 사는 거지 뭐." 어떤 날은 "진짜 살려고 억지로라도 먹는다"싶기도 하고. 생각해 보면 우리 삶은 늘 이 세 가지 말 주변을 맴도는 것 같다.
'먹고 산다'는 말속에는 오늘 하루를 버텨내야 하는 생존의 절박함과 내일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생계의 현실이 뒤섞여 있는 것이다. 어떤 날은 '생존'이 더 시급하게 느껴져. 당장 눈앞의 문제,아픈 몸, 바닥난 체력 때문에 '일단 오늘만이라도 무사히 넘기자' 하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버틸 때가 있다. 그때는 솔직히 돈이고 뭐고 다 귀찮고 그냥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생존 모드에 돌입하면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그냥 살아남는 게 지상 최대 과제이기 때문이다.
근데 또 어떤 날은 '생계' 때문에 미칠 것 같을 때가 있다. 죽지 않고 살아있는 건 분명한데, 뭔가 계속 부족하고, 남들만큼 못 버는 것 같고미래는 불안하다. 돈 때문에 울고 웃고 하기 싫은 일 억지로 붙잡고 퇴근하면 영혼 탈탈 털려서 녹초가 된다. 분명 살기 위해서 돈을 버는데 돈 때문에 내 삶이 갉아먹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 돈 벌려고 태어났나?' 하는 현타가 오는 것이다.
‘살아간다’는 의미를 깊이 들여다볼 때, 우리는 종종 생존과 생계라는 두 단어 사이에서 길을 잃고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생존은 당장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숨을 쉬게 하는 본능적이고 긴박한 몸부림이다. 배고픔을 면하고, 추위를 피하고,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즉각적인 행위다. 반면 생계는 좀 더 긴 호흡으로 우리의 삶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을 다지는 일이다.
직업을 갖고 수입을 얻어 생활을 유지하고, 미래를 계획하며 살아갈 터전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문제는 이 생존과 생계라는 두 개의 축이 균형을 잃거나혹은 예측 불가능하게 뒤섞일 때 발생한다. 우리의 마음과 감정은 이때 극심한 혼란과 지침을 경험하게 된다.
나 역시 오랫동안 '생계형 인간'이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일이 내 삶의 전부이자 이유였고하루를 마무리할 때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오늘 얼마를 벌었나' 하는 계산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반대로 일이 없을 땐 오늘 돈도 못벌었네!라는 그림자가 더 커진다.
일을 하는 그 순간에도 생계유지라는 이름의 무거운 압박감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나를 짓눌렀다. 생존의 위협이 없는데도단지 생계에 대한 불안감만으로도 충분히 지치고 소진되는 기분이었다.
생존이 즉각적이고 긴급한 위기 대응이라면, 생계는 내가 꿈꾸는 삶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자 나를 지탱해 줄 든든한 기둥이 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생존과 생계, 이 둘의 경계가 모호해지거나심지어 서로 충돌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당장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일이 장기적으로는 내 생계를 오히려 불안정하게 만드는 모순을 경험할 때, 우리는 깊은 혼란과 무력감에 빠져든다.
생존과 생계는 단순히 '이거 아니면 저거' 식으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삶 속에서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며 다양한 얼굴로 나타나는 역동적인 관계에 가깝다. 이 관계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혼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심리학적인 측면으로 생각해 보기로 한다.
욕망의 함정과 내면의 평화
초기 행복 이론 중 하나인 욕망충족 이론은 욕망을 충족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한다. 생존은 기본적인 욕망(허기 해소 등) 충족이지만, 생계는 안정, 인정, 성취 등 더 복잡하고 다양한 욕망과 연결된다. 문제는 욕망이 끝이 없다는 점이다. 생계를 통해 물질적 욕망을 채워나가도, 더 많은 것을 갖고자 하는 욕망은 끊임없이 생겨나고, 이를 쫓다 보면 오히려 지치고 불행해지기 쉽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욕망에 집중할 것인가이다. 단순히 물질적인 풍요만을 쫓을 것인가, 아니면 관계, 성장, 의미와 같은 비물질적인 욕망도 함께 중요하게 여길 것인가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형 삶에만 치우쳐 나 자신과의 연결이 끊어졌다고 느낀다면이는 어쩌면 내 안의 비물질적인 욕망,즉 '나를 알고 싶은 욕망',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욕망', '특정한 감정을 느끼고 싶은 욕망' 등이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내면의 평화는 모든 욕망을 다 채우는 데 있지 않다. 나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욕망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들을 균형 있게 추구해 나갈 때 비로소 찾아온다.
동기의 균형과 무기력 극복
비교적 최근 심리학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동기균형 이론은 우리의 다양한 동기들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지가 심리적 안녕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와 같이 외부 압력에 의해 '해야만 하는' 일에서 오는 외적 동기와, 내가 좋아서, 의미를 느껴서 '하고 싶은' 일에서 오는 내적 동기가 있다. 생존의 압박이 강해지면 '당장 돈을 벌어야 해!'와 같은 외적 동기만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하는 내적 동기는 점점 힘을 잃기 쉽다. 동기의 불균형은 결국 번아웃과 무기력으로 이어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다양한 동기들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다. 생계를 위한 외적 동기도 중요하지만, 나를 움직이게 하고 에너지를 주는 내적 동기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생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나에게 기쁨이나 의미를 주는 활동들을 의도적으로 삶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나를 돌보는 일상, 생존과 생계의 새로운 의미
생계에 치여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의도적으로 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나에게 필요한 돌봄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휴식을 넘어나 자신과의 연결을 회복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행위다.
충분한 수면, 건강한 식사, 가벼운 운동처럼 신체적인 돌봄부터, 좋아하는 취미 활동, 명상, 마음 챙김, 혹은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는 '일상적 그만둠'처럼 정신적인 돌봄까지이런 작은 실천들이 쌓여 나라는 존재의 기반을 단단하게 만든다.
오렘의 자기 돌봄 이론에서도 강조하듯, 스스로를 돌보는 능력은 건강하고 주체적인 삶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변화가 빠른 현대 사회에서는 신체적정신적 웰빙을 위해 자기 돌봄 역량을 기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스트레스와 무기력을 다루는 심리 기술: CBT 기법 활용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평소에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즉각적인 사고로 연습하는인지행동기술이다.
생존과 생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무기력을 직접적으로 다루기 위한 구체적인 도구로 인지행동치료(CBT) 기법들을 활용해 볼 수 있다. CBT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 패턴을 바꾸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중에 몇 가지만 안내해 보기로 한다.
1) 자동적 사고 탐지 및 수정: 생계 문제에 부딪혔을 때 불쑥 떠오르는 '나는 실패자야', '절대 나아지지 않을 거야' 같은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생각을 알아차리고, 그 생각이 객관적인 사실인지 따져본 후, 좀 더 현실적이고 유연한 생각으로 바꿔나가는 연습이다. 생각이 바뀌면 감정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2) 행동 활성화: 무기력할 때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의도적으로 즐거움이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들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생계 활동 외에 나에게 에너지를 주는 '자기 돌봄' 활동들을 꾸준히 목록에 추가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4) 문제 해결 기법: 생계와 관련된 구체적인 문제(재정적 어려움, 업무 부담 등)에 압도되지 않고 체계적으로 접근하여 해결책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며, 실행 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통해 통제감을 되찾고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
5) 자기-관찰 및 기록: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 그리고 그 상황들을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매일 내가 쓰는감정 일기처럼이를 통해 스트레스와 무기력이 유발되는 패턴을 파악한다.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정확히 이해하게 되면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생존과 생계, 나를 돌보는 일의 재정의
이제 생존과 생계의 의미를 다시 한번 정립해 보자. 이 둘은 결코 우리를 갉아먹는 압박이 아니라,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만들어가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될 수 있다.
생존: 단순히 살아남는 것을 넘어, 내 삶의 신체적, 정신적 안녕과 안정을 능동적으로 지켜내는 과정. 이는 곧 '나를 돌보는 일'을 포함하며, 힘든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회복 탄력성을 기르는 기반이 된다.
생계: 돈을 버는 행위를 넘어, 내가 가진 가치와 의미를 실현하며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기반을 단단히 만들어가는 과정, 생계 활동을 통해 경제적 안정을 얻는 동시에, 그 안에서 성장하고 기여하며 만족감을 얻는 경험까지 아우른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모두생존과 온라인 카지노 게임라는 거친 파도 위에서 자신만의 균형을 찾아가는 항해자이다. 그 과정에서 혼란과 무기력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에도 나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 즉 꾸준히 나를 돌보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계속해서 질문하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그 혼란 속에서도 나를 돌보며 길을 찾아가는그 과정 자체가 이미 충분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살아간다'는 증거이다.
10년 넘게 일을 하면서 뼛속까지 갖고 있었던 생계형 강사라는 타이틀을 잘못 받아들인 나머지 돈 앞에서 무너지며 하루살이 같은 삶을 살았었다. 입버릇처럼너와나를 비교하고 나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만약 계속 그런 사고로 살았다면 지금 글을 쓰는 행위는 어떻게 설명을 할 수 있겠냐는 말이다.
단순히 돈을 버는 걸 넘어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내 가치관이나 의미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와 연결되는 '삶의 기반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생존이자 온라인 카지노 게임였던 것이 아닐까?
1인기업가로서몇년 전 마음라이프연구소라는 이름을 만들때도 크게 고민하지않았다. 말그대로 마음과 삻을 연결하고 싶었고 마음대로 즉, 마음과 행동의 불일치를점차줄여가는 삶을 만들어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나는 마음과 행동은 자꾸 수평선이 되어 따로 따로만나지를 못하고있었다.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힘보단 돈때문에 힘들다는 마음이 훨씬 더 컸던 것이다. 심지어 맹목적으로 뭐라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나 자신이 참 탐탁지 않았다.
이제 이런 글을 쓸 힘이 생긴 것을 보니 그 여정에내심 뭉클하면서도 연민이 생기는 순간이다.
언제나 흔들리지만 중심을 잡는 것이 먼저다. 돈 때문에 일한다는 느낌이 또 들 수 있다. 또는 돈도 못 버는데 밥먹는게 뭐가중요한가?라는 마음이 언제든 올라올 수 있다. 그럴때마다 이 글을 다시꺼내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