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몽골에 데려다준다면, 최고의 팀원이 되어줄게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라는 용어가 있다. 이 용어에 대한 설명에 따르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선택에 쓰이는 정신적 피로가 커진다고 한다. 결국 결정 피로로 인해 우리는 최선과 동떨어진 선택을 하게 된다. 우리는 이미 그 예시가 익숙하다. 넷플릭스에서 볼 영화를 고르다가 피곤해 화면을 꺼버린 경험. 점심을 먹기 위해 배달앱에서 30분 넘게 표류한 경험. 카지노 게임지에 대한 너무 많은 정보 때문에 출발도 전에 지쳐버린 경험.
도전에 대한 열망은 있지만, 그 앞에는 너무 많은 선택지가 존재한다. 계획을 세우는 것도, 또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도 어려웠던나는 무수한 선택의 허들을 넘지 못해 주저앉곤 했다.
야호와 나는 휴가가 승인되자마자 비행기표를 끊었다. 안 그래도 몽골 카지노 게임은 칠팔월이 성수기인데, 광복절까지 낀 일정이라 비행기가 배는 비싸졌다. 정말 싸게는 30만 원에 몽골 왕복 항공권을 끊었다는 후기도 봤는데, 우리 비행기는 그 값의 세 배였다. 평소라면 아깝게 느껴졌겠지만, 그것도 못 끊을 뻔했으니 그저 다행이기만 했다.
8박 9일의 몽골 체류가 확정되고 나서,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크다는 몽골 카지노 게임 카페에 가입했다. 몽골은 땅덩이가 워낙 넓어 수도인 울란바토르를 제외하면 뚜벅이로 다닐 수 있는 카지노 게임지가 거의 없다. 대중교통이 적고 차량 렌트도 어려워 카지노 게임사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카지노 게임자들은 카페에서 카지노 게임 견적을 요청하고, 카지노 게임사들은 그에 맞는 카지노 게임 패키지를 만들어 손님을 모객 한다. 몽골 카지노 게임은 패키지카지노 게임과 자유 카지노 게임의 중간쯤에 위치한, 자유 패키지카지노 게임이다.
카지노 게임자가 카지노 게임사에 카지노 게임 견적을 요청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카지노 게임 일정이다. 비행기 출발과 도착 시간을 함께 적으면 좋다. 비행기가 새벽에 몽골에 도착한다면, 공항에서 픽업되어 바로 카지노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원하는 카지노 게임 장소다. 몽골은 지역마다 명확한 카지노 게임 스팟이 있어, 원하는 카지노 게임 장소 하나만 짚어도 그 장소가 속한 지역의 카지노 게임 코스를 받을 수 있다. 홉스골 호수를 카지노 게임하고 싶다고 하면 몽골 중부 카지노 게임 패키지를, 고비 사막에 가고 싶다고 하면 몽골 남부 카지노 게임 패키지를 받는 식이다.
그 외에도 원하는 사항이 있으면 카지노 게임사에 요청한다. 매일 뜨거운 샤워를 할 수 있는 숙소가 필요해요. 허리가 좋지 않아 푸르공보다 좋은 차를 타고 싶어요. 카지노 게임 중 저녁 한 끼는 현지식 허르헉을 먹고 싶어요… 카지노 게임사와 코스를 결정할 때는 원하는 것이 확실해야 한다. 카지노 게임지에서 무엇을 보고 싶은지, 또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명확할수록 이상에 가까운 카지노 게임이 만들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몽골 카지노 게임은 카지노 게임자와 카지노 게임사의 팀플레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기, 팀플레이에 참여할 준비가 되지 않은 카지노 게임자가 있다. 바로 나다. 카지노 게임 날짜는 정해졌으니 목적지나 희망 카지노 게임지만 정하면 될 텐데, 그걸 결정하는 게 어려웠다. 원래라면 날 잡고 거실에 앉아 야호와 함께 카지노 게임지를 의논했겠지만, 전에 없이 길고 바쁜 출장에 휘말린 야호는 모든 선택을 내게 일임했다. 내게는일종의 유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야호도 성격이 나랑 비슷하거든.
야호의 요청은 딱 하나, 초원을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토 대부분이 초원인 몽골에서 초원을 보고 싶다는 요청은, 서울에서 아파트 구경 하고 싶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하나마나한 말이라는 뜻이다.
카지노 게임지 추천 게시판에는 온갖 좋은 경험이 난무했다. 어떤 축제를 가서 좋았어요. 사막에서 본 일몰이 너무 좋았어요. 호수에서 파도 소리를 들었어요. 어느 정도 서칭을 통해 몽골 유명 카지노 게임지를 찾아둔 덕분에 후기들이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멀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좋다고 말하는 곳에서 딱 한 군데를 꼽는 건 너무 어렵다. 남과 나의 취향은 같지 않으니까. 수십 년 사는 내내 나는 결정 피로에 시달려왔다. 결정은 너무 어렵고 나는 늘 오래 고민했다. 내가 고르는 것들은 늘 100%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마냥 망설이며 살기만 한 건 아니다. 내 나름의 결정 피로 해소 방법을 고안해 냈다. 선택지가 너무 많거나 비등해 하나를 고르기 어려울 때는, 내가 왜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를 곱씹었다. 이건 대학생 때 셔츠를 사려고 지하상가를 돌아다니다가 깨달은 방법이다.
단정한 셔츠. 나에게 필요한 건 그거였다. 허리 라인 없는 박스핏 옷을 즐겨 입는 나는 하루 종일 지하상가를 돌며 흰 카라 셔츠를 찾았다. 기본 블라우스와 셔츠 선택지는 많았지만, 어떤 건 너무 몸매가 드러나서, 어떤 건 너무 비쳐서, 또 어떤 건 너무 빳빳해서 사지 않았다. 결국 집에 갈 때쯤 되어 녹초가 된 나는 그럭저럭 예쁜 셔츠 하나를 대충 집어 들어 계산했다. 나중에 집에서 셔츠를 꺼내보니, 등 뒤에는 검은 끈으로 여며진 긴 절개가 있었다.
내게 셔츠가 필요했던 이유는 그다음 주 수업에서 발표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내 마음에 드는 셔츠가 아니라, 발표에 필요한 셔츠를 살 마음이었다면 애초에 지하상가가 아닌 적당한 SPA 브랜드에서 오분 만에 쇼핑을 마쳤을 거다. 내가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결정 과정에서 나를 최대한 배제하면 된다. 결국 나를 지운 결정은 내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돌아온다.
나는 몽골에서의 목적지를 고르지 못해 카지노 게임 시작도 전에 지쳐있었다. 내게 몽골은 그냥 몽골이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가져온 자유의 상징이자 지구의 맨얼굴. 대책 없는 말이지만, 도착하는 곳이 몽골이라면 어디라도 좋았기 때문에 한 곳을 정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몽골에 갈 수 없었다. 목적지를 정해야 하는 이유, 그건 내가 몽골에 가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몽골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카지노 게임지를 결정해 견적을 내는 방법뿐이었을까? 다행히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카지노 게임 계획을 남에게 미뤄버렸다. 다분히 충동적인, 하지만 몽골 카지노 게임이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카지노 게임사로부터 견적을 받은 카지노 게임자는 동행을 구하곤 한다. 동행이 있으면 차량이나 게르 숙소 비용을 나눠 낼 수 있고, 전반적인 카지노 게임 비용이 낮아진다. 때문에 카지노 게임사를 결정한 카지노 게임자들은 카페에서 함께 카지노 게임을 떠날 이들을 모은다. 우리에게는 카지노 게임 계획이 필요하고, 그들에게는 동행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와 야호는 오프로드와 찬물 샤워, 개방 화장실 등 몽골 카지노 게임의 디메리트에 어떤 각오도 필요치 않을 만큼 환경 예민도가 낮은 편에 속했다. 몽골이라는 환경에서 우리는 최고의 동행이 될 자신이 있었다. 이만하면 양쪽 모두 수지타산이 맞는 거 아니었을까? (동행장한테 물어볼 걸 그랬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이 카지노 게임이 히치하이킹처럼 느껴졌다. 히치하이킹을 직접 해본 적은 없지만, 또 직접 해보기에는 세상이 너무 위험해졌지만, 다양한 매체에서 접한 덕분에 나는 히치하이킹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다. 목적지를 크게 써붙이고는 같은 방향의 자동차를 향해 손가락을 쭉 내밀어야 한다. 그리고 안전한, 혹은 간절한 표정이 필요하다. '당신의 차에 날 태워주면 감사하겠어요, 잘 부탁해요.' 하는 얼굴. 히치하이킹을 계기로 서로와 대화를 나누고, 함께 사건에 휘말리는 사람들. 같은 목적지를 향하는 이들을 태우고 달리는 자동차.
다른 사람의 카지노 게임에 히치하이킹하자는 제안에 야호도 동의해 줬다. 카지노 게임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데에서 아낀 힘으로 카지노 게임을 재미있게 하자는 데에 마음이 모였다. 우리는 결정을 잘 못하는 대신 주어진 것을 사랑할 줄 알고, 계획 세우기를 어려워하는 대신 무거운 짐을 잘 든다. 좋은 계획만큼이나 중요한 건 그 계획을 실현시키는 과정이다. 우리는 우리를 태워줄 운전자에게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기로 했다.
이야기를 마친 후, 나는 몽골 카지노 게임 카페에 우리에 대한 소개글을 적었다. 소개글에는 우리의 비행기 표 일정과 나이, 성격이 들어갔다. 숙소나 화장실을 가리지 않는다고도 썼다. 좋은 인상을 주고 싶어서 글 끝에는 :) 도 넣었다.
그리고 글을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같은 일정으로 몽골에 가는 몇몇 팀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